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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이가 로마에서 축구학교를 가면 벌어지는 일 1편
작성자 김민주 가이드 등록일 2020-01-14
조회수 139

아... 씨.... 또 얼굴에 던지네.
저.... 왜 미는 거야?
놀아달라고 바짓가랑이를 끌어당기는 둘째에게 건성으로 대답하며 시선은 담장 너머에 고정되어 있다.
안에서 이안이가 축구를 하고 있다. 같이 뛰는 아이들은 또래지만 머리 하나가 더 크다.
건성건성 뛰고 있는 두 명이 쿵작이 맞아 악의적으로 아이에게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어미의 발끝과 손끝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속이 상한다.

 


 

불과 작년 6월이다. 축구가 싫다고 울부짖던 게 말이다.
여름이 지나고 아이는 어떤 마음의 변화가 있었던 걸까?
아이들과 축구를 할 때면 골키퍼만 하던 아이다.
이유는 뛰기 싫단다. 그랬던 아이가 어느 날 친구들이 골키퍼만 시켜서 속상하다고 했다.
그리고 스스로 학교에서 하는 방과 후 수업으로 축구를 선택했다.
다시 돌아온 여름엔 동네 축구클럽을 가고 싶다고 했다.
 

15년을 넘게 이 동네에 살면서 이런 어마어마한 규모의 축구장이 있는 줄 상상도 못 했다.
알다가도 모를 로마다. 축구장 너머로 대성당이 보이고
로마 소나무 너머로 지는 노을을 등지고 축구를 하는 소년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잔디에서 공을 차는 아이를 보는 나의 마음은 뿌듯했다.
우리 이제 진짜 로마 사람 다 됐다.
아이는 상기된 표정으로 축구장에 들어섰지만 정작 공을 차는 모습은 난감했다.
너무 못했다. 아니, 다른 아이들이 너무 잘했다.
학교에선 노는 정도였을 거다. 여긴 진지했다.
순식간에 1,2,3 그룹이 나누어졌다.
1그룹의 아이들은 아마 3살부터 이 클럽을 드나들었을 거다.
로 관리받는 느낌이었다. 2그룹은 일반 수준 3그룹은 하룻강아지 인 듯했다.
축구를 전혀 모르는 나에게도 수준차가 확 느껴졌다. 아이가 3그룹이라서 속상하진 않았다.
1그룹에서 뛰다간 당장 발목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골을 넣는 힘 자체가 차원이 달랐다.



관람을 하는 부모들의 분위기도 다른 운동 들과 확연하게 달랐다. 대부분 아빠들이었다.


주 2회 한 시간 반 수업에 수업료도 크게 부담되는 정도가 아닌데 (한 달에 7-8만 원 선이다.) 
축구 가방에 여름용 겨울용 축구복 두벌씩, 져지, 양말 두 켤레,
바람막이 잠바 그리고 겨울 패딩까지 줬다. 축구용품을 구입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의외로 가격이 세다.
그런데 심지어 nike로 풀세트를 등록만 하면 준다.
어째서 이런 게 가능한가 했더니 유니폼 전체에 스폰하는 기업(?)들 로고가 잔뜩이다.
새삼 이탈리아인에게 축구가 차지하는 위력이 실감이 났다. 아이들 축구에도 이 정도구나.
겨우 동네 클럽일 뿐인데. 4개의 축구장에 나이별 엄청난 수의 아이들이 뛰어다닌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1시간 반을 쉼 없이 뛴다. 잠시 쉬는 5분 정도에 얼굴이 터질 듯 달아오른 아이들이
수돗가에서 물을 마시고 다시 뛰어 들어간다.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공을 차는 아이들을 보며 생각했다. 늦었네.
일치감치 시작했어야 했구나. 심지어 나의 아이에게선 재능이 1도 보이지 않았다.
여기의 수많은 아이들 중 가장 낮은 레벨로 보였다.
그럼에도 열심히 뛰고 있는 아이가 안쓰러웠다. 어떤 마음일까?
친한 친구 들은 모두 1,2군에서 뛰고 있는데 분명 여기를 원했을 땐
친구들이 가장 큰 이유였을텐데 같이 뛰지도 못하고...
게다가 같이 뛰는 아이들은 자꾸만 악의적으로 장난을 친다.
얼굴에 공을 던지기도 하고 몸싸움을 하는 척 밀어버리고 지들끼리 웃는다.
아이는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공을 차고 때로는 지지 않고
몸싸움을 하다 결국은 코치가 중재하고 끝이 났다.



오늘은 아이들의 장난이 더 심했고 아이는 숨이 차 몇 번을 잔디에 드러누웠다.
확신했다. 집에 가는 길에 그만하겠다고 말을 하겠구나.
내가 시킨 것도 아니고 솔직히 한 시간 반을 주 2회를 둘째를 데리고
축구장을 지키고 서 있는 것도 곤혹이었다. 그만한다고 하면 못 이기는 척 덥석 물어야지.
축구복 받은 걸로도 본전이야. 실력도 안되고 괴롭히는 애들도 있는데 계속해야 할 이유가 없잖아?

수업을 마치고 허기진 듯 허겁지겁 피자를 먹고 있는 아이에게 물었다.
-재미있었어? 
-응. 
-그런데 아까 그 친구랑은 왜 싸웠어? 
-난 이기려고 민 건데 걔는 장난으로 계속 밀어서.
-걔들은 왜 자꾸 괴롭히는 거야? 
-나쁜 애들인가 보지. 


그렇게 말을 하는 아이는 전혀 주눅 들어 보이진 않았다.
고대하던(?) 그만하고 싶다는 말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언제든 그만하고 싶으면 이야기해.라고 하려다 말았다.
나의 말이 아이의 마음에 들어가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이 두려웠다.
덤덤하게 버스를 기다리고 서 있는 아이의 모습이 낯설었다.
내가 아는 아이는 그만하고 싶다고 해야 하는 데, 적어도 울기라도 해야 하는데.....
 

다음 날, 결국은 못 참고 아이에게 물었다.축구할 때 널 힘들게 하는 친구들에 대해
엄마가 코치에게 말해 줄까? 괜찮아. 계속 그러면 네가 코치에게 이야기해. 알겠어. 
그리고 혹시 엄마 도움이 필요하면 그땐 꼭 이야기해 줘. 알겠어. (..... )
그래도 축구, 계속하고 싶어? 응. 
나중에 엄마가 그 애들 보이면 엉덩이를 발로 차 버릴까? (웃으며) 큭큭 응, 그래 줘. 

우연히 읽은 글에 이런 말이 있었다.
 

"실력은 자존심을 쌓는 일이지만 공동체의 경험은 자존감을 쌓는 일입니다.
실력 외 하나를 더 갖춘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아이는 지금 실력 외 하나를 더 만들어가고 있는 중인 걸까? 
감동적인 성장 영화의 한 장면처럼 괴롭히던 동료들과 친구가 되고 그런?
그 영화에서 주인공을 대신해 코치에게 말해주는 엄마의 역할이 있었던가? 없었던가?

지난 주말 친구 생일 파티, 아이는 파티는 안중에도 없고 도착과 동시에
파티 장소 옆에 있는 축구장으로 뛰어 들어가 공을 찼다. 그렇구나. 즐겁구나.
저렇게 친구들과 뛰는 것 만으로. 친구들 그 누구도 아이가 가장 낮은 팀에 있다고 놀리지 않는데
나만 그게 마음이 쓰였나 보다.
 

"부모가 만족 안된다고
아이가 안 행복한 건 아니야."

 

나의 걱정에 친한 언니가 말했다. 꼭 잘해야만 좋아하는 건 아니잖아 못해도 좋아하는 게 있잖아. 친구가 말했다.




 

지는 게 싫고 이겨야지만 즐겁고 부족함을 인정 못해 울어버리던 지난 여름날의 아이는 어디로 간 걸까? 아이는 즐거움에 공을 향해 질주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확인하고 좌절하지 않는다.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축구장에 도착해 소리쳐 친구의 이름을 부르고 몸을 부대끼는 것이 좋은 거다. 사실, 저 정도도 어제의 축구실력에 비하면 엄청나게 성장한 것이다. 백지상태의 아이는 공을 차는 것만으로 성장했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래, 스포츠가 잘해야지만 즐거운 것이 아니잖아.

 


 

 축구 수업 등록 전, 두 번의 무료 수업을 마치고, 메시 같은 아이들 사이에서 공 한번 제대로 못 차보고 나오는 이안이에게 물었다. 어때? 결정했어? 엄마는 네 결정을 따를게. 오늘은 첫날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어. 하지만 할래.

 

"축구를 더 잘할 수 있도록
계속하고 싶어."

 

그래, 잘해야지 계속하고 싶은 건 아니지, 잘하고 싶어 계속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 거지. 넌 어느새 그런 마음이 자리 잡은 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구나.


*해당 글에 들어간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주 1회 원고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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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수:1개

  • 남승연 2020.01.16
    귀엽고 잘생긴 이안이랑 축구한번 해보고싶은 날이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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