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귀국하고, 정신없이 일주일 보내다가 이제 글을 올려봅니다.
2011년, 남들보다 좀 늦은, 서른이 넘어서야, 와이프와 둘이 처음 유럽 자유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선배가 유로자전거나라를 이야기해줬어요. 당시만해도 스마트폰등으로 여행정보를 얻는 것이 제한적이었죠..
이탈리아를 간다니까, 테르미니역, 무슨무슨 요일 저녁이면 유로자전거나라라는 곳에서 무료로 야경투어를 해준다..
일단, 처음 로마 도착하자마자, 그 투어를 참여해서 필요한 정보를 얻어라... 그리고, 바티칸투어와 남부투어는 강추.....
저의 첫 자유여행을 유로 자전거나라와 함께했고 정말 대성공이었죠...
남부투어에서 틀어주셨던 김동률의 출발은 여전히 제 기상알람송입니다.
이후 가족여행이나, 유럽을 갈 때마다 가능하면 유로자전거나라 투어 하루는 꼭 넣었고요... 가우디, 톨레도 등등
그러다, 팬대믹으로 한 참 못가다가.... ㅠ.ㅠ; 이번에 2019년 이후 이번에 무려 5년만의 유럽 가족여행을 계획했는데요...
멤버를 보시면... 곧 팔순이 되시는 어르신, 9개월 여아, 말안듣고 사고치는 4세 남아, 초3, 중1, 중3 포함 10명
그나마 제가 해외여행 경험이 제일 많았기에, 제가 익숙한 지역인 비엔나, 프라하를 중심으로 렌터카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비엔나 in, 멜크, 짤스부르크를 거쳐 장크트볼프강 3박, 장크트길겐, 할슈타트, 체스키크롬로브, 프라하 out을 하는 대장정이었고요..
이 대장정에, 하루, 이틀정도는 유로자전거나라 투어를 하면 가족모두 즐거워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코로나 기간에 없어진 투어도 많아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프라하 시내 투어가 있었습니다. 아쉽지만 비엔나에서는 없었고요...
10여년전, 저혼자 프라하 갔을 때 들었던 프라하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가족들과 함께 듣는다면 분명히 재미있어할꺼라 생각했고요..
다만, 과연 이 멤버로 투어를 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그게 걱정이었습니다.
어르신이과 아이들이 하루종일 프라하 도보여행이 가능할지... 4살짜리 꼬맹이가 안간다 울고 버티면 망하는건데, 9개월 아기 기저귀, 분유먹는 시간 등등 과연 투어가 될까??
다른 분들과 함께 하는 투어라면, 정말 큰 실례가 될 것 같았는데요... 다행히, 프라이빗 투어였습니다...~~!!!
그런데, 홈페이지에 8명까지로 표시되어있었고요. 멤버가 10명인데다가, 연령대도 투어에 적합하지 않다고 안받아주시는거 아닐까...
살짝 걱정하는 마음으로 문의 메일을 드렸었습니다...
서론이 너무너무 길었네요... ㅎㅎ
결과는, 우리 가족들 모두 너무너무 행복한 시간이었고,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저 스케줄을 모두 즐겁게 소화했습니다.
보헤미안가이드, 우리 보미 가이드님 이야기를 다들 집중해서 듣느라 시간가는줄, 피곤한줄 몰랐던거 같고요.
구시가지광장, 프라하성, 카를교의 여러 이야기들은 기대했던 대로, 가족들이 들으며 너무 재미있어했고요..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건 무하박물관....
프라하 다섯번째 방문이지만, 무하 박물관은 가보지 않았고, 큰 기대를 안했었습니다.. 솔찍히, 이멤버에 굳이 미술관?이라는 생각도..
결과는 정말 감동, 전율... 최전성기에 조국으로 돌아와 조국을 위해 살다가 말년의 이야기까지... 정말 소름돋더라구요.
가족들 모두 너무 좋았다고 하고요. 어린 아이들도 집중해서 듣고요...
"피카소 그림은 모두가 알지만 모두가 모르고, 무하 그림은 모두가 모르지만 모두가 알고 있다"는 가이드님의 명언까지...
프라이빗 투어라 금액대는 좀 있을 수 있는데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멤버로 이런 투어가 가능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거라 생각합니다.
우리 가족들에게 기억에 남을 좋은 추억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역시, 명불허전.. 초창기의 "뛰어 자전거나라"의 열정 그대로 남아있는 유로바이크...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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